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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주주민에겐 ‘친구’가 필요하다_김철환 (환경부 자연보전국 국토환경보전)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06
ㆍ조회: 5548  
무주주민에겐 ‘친구’가 필요하다
개발계획에 따른 보상과 절차 자세히 설명해야


김철환 / 환경부 자연보전국 국토환경보전과장

무주기업도시 개발계획이 지난 9월 12일 확정됐다. 국토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5년에 선정된 6개 시범사업지역(태안․무안․충주․원주․무주․영암해남) 중 하나다. 무주기업도시는 7,672,000㎡의 면적에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계획된 중․저밀도의 도시로써, 레저주택․골프장, 학교, 의료센터, 연구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덕유산․무주리조트와 인접해 맑은 공기와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된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면 항상 있어온 그림자가 이곳에도 있다. 오랫동안 이곳에 살아온 60대 안팎의 농업인들이 그들이다. 고향발전에 즐거워하기에는 소득과 나이가 따르지 않고 앞으로 지역이 어떻게 바뀌는지 개발사업자들이 보상은 제대로 해줄지도 걱정되고, 무엇보다도 농사짓는 일에만 익숙하여 고향이 도시로 바뀌는 게 그저 두려울 따름이다.

주민의 걱정은 두 차례의 주민의견 수렴기간과 공청회 때 자연스럽게 표출되었다. 논의내용은 골프장/스키장 입지 반대도 있지만 충분한 보상, 이주택지의 저렴한 제공, 상가 우선분양 등의 요청이 주를 이룬다. 골프장이나 스키장이 들어서는 것도 불만이지만  한마디로 주민들은 충분한 보상과 앞으로 살아갈 대책을 개발사업자가 보장하라는 것이다.

당연한 걱정이고 요구다. 나이가 들어 체력도 떨어지고 농사로 수지를 맞추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지만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돌아올 여건은 더더욱 안된다. 하여 고향에서 몸에 익숙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려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깨끗한 도시를 세우겠으니 농사일을 접고 다른 곳으로 떠나든지 아니면 해본 적 없는 장사를 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혹자는 도시를 건설하는 데 동의를 했으면서 웬 걱정이냐고 핀잔을 준다 하지만 도시건설에 동의한 것과 앞으로의 삶을 걱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무주주민들의 요구를 살펴보다 보면 슬픈 역사책을 반복해서 읽는 느낌이다. 무주주민들은 대부분 평생 한번 겪는 일이고 재앙이겠지만 충분한 보상, 이주택지의 저렴한 제공, 상가우선분양과 같은 주민요구는 개발사업현장을 한두 곳 거친 사람들이면 누구나 반복적으로 들어온 요구다. 그런데 당시 지적되었던 문제점들은 다음 개발사업 대상지역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강력한 힘을 소유한 영원히 죽지 않는 유령과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 유령을 무주에서는 더 이상 보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무주개발사업이 헌집을 새집으로 고칠 때의 기분으로 진행될 수는 없는 것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고민을 해소하려면 고민의 원인부터 찾아 들어가야 정답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큰 규모이든 작은 규모이든 간에 개발사업이 무리 없이 추진되려면 우선 관계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개발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청사진은 개발주체에게 정상이윤 이상의 수익을 안겨주는 계획이어야 하고 대상지역주민에게도 재산증식을 가져다 주고 더욱 편리한 삶을 제공하는 계획이어야 한다.

둘째는 잘 만들어진 개발청사진이라도 다수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무계획이나 마찬가지이다. 개발계획을 만들려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주민스스로 만들 수는 없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포함된 청사진이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사는 지역이 크게 변화해 일정기간 동안 불편을 겪더라도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참고 견딜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좋게 변하든 나쁘게 변하든 변화 자체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심한 스트레스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보상내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안내가 있어야 한다. 농사만 짓던 주민들은 보상내용이나 액수를 알 수 없고 추정하기도 어렵다. 흔히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는다. 하도 걱정이 돼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주변 땅값이 많이 올라서 보상받을 돈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작은 땅밖에는 살 수 없을 거라는 소리만 듣는다. 어렵사리 알아본 공시지가는 시세에 턱없이 모자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만 쌓여갈 뿐이다. 개발사업자는 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친절히 보상 내용과 절차에 대해 안내해야한다.

넷째는 주민들은 제시된 보상액이 늘 불만이다. 개발주체는 자선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개발사업에서 일정한 수익을 남겨야 한다. 이러한 원초적 대립구조 때문에 양자가 사용하는 보상규정은 동일하지만 늘 협상의 여지가 남는다. 때문에 감정평가업체의 선정이 중요해진다. 이 경우에는 주민들의 재산을 구매하는 개발사업자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주민들이 추천한 평가업체를 포함케 하여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는 저렴한 이주택지 제공이다. 현행 이주대책은 주민들도 좋아하지 않고 개발사업자 입장에서도 가용토지 중 상당부분을 이주민에게 제공하기에 양자 모두 불만이다. 따라서 3층 안팎의 주상복합건물용 토지보다는 국민 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원주민들의 직업변경이다. 즉 농사를 평생 짓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에 관한 지식과 근육은 있지만 나이가 들어 새삼스럽게 도시형 직장 혹은 자영사업을 하는 것이 상당한 불편이고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는 원주민에게 집합형태의 상가를 보상액 한도에서 우선제공하고 그 상가는 주민들이 조합을 이루어 건축하기 보다는 개발사업자가 주민들을 대신하여 집합상가를 짓고 이를 주민들에게 분양하는 방법이 훨씬 나아 보인다.

이밖에 영세주민에 대한 대책, 도시건설 시 친환경적인 공법 적용, 도시 건설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우선고용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여러 지역 사례를 볼 때 무주주민들에게 지금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개발계획 진행상황을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최상의 보상내용, 재산증식방법과 유의사항을 설명해 주는 유능한 『친구』가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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