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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찬·반 입장에 기반한 미디어법 논의기구, 끝이 보인다. 2009.3.7.박태순  
작성자 rosa
작성일 2009/03/10
ㆍ조회: 5136  
찬·반 입장에 기반한 미디어법 논의기구, 끝이 보인다.

사회갈등연구소 박태순 소장

지난 3월 2일 여야는 그 동안 뜨거운 쟁점이 됐던 방송법, 신문법 등 미디어 관련 4개 법안과 관련하여 여야가 동수로 국회 문광위 산하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여 100일 동안 논의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 처리’키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기구의 성격이 상임위 의결을 돕는 자문 기구의 성격인지, 상당한 규정력을 갖는 심의·의결기구인지를 놓고 여야 간 이견이 분분하고, 논의기구의 논의와는 별도로 국회 문광위에서 관련법안에 관한 논의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문방위는 논의 기구의 명칭을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이하 국민위원회)’로 정하고, 위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선진과 창조의 모임이 각각 10명, 8명, 2명씩 추천해 총 20명으로 구성하기로 하였다. 참여 위원의 명단을 12일까지 최종 확정하고, 13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 기구 형성과정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여야 간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국민위원회가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실패를 예고하는 위원 구성을 하고 있다.
여야 간 관련 법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만큼 현저한 상황에서 여야가 10명씩 각각 위원을 선임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선발할 것인지는 각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결과는 뻔하다. 각 당에서는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로 위원을 선발할 것이고, 결과는 현 개정안 찬성 10명, 반대 10명으로 구성될 것이다.

찬반으로 구성된 위원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
찬·반으로 구성된 위원들 사이에 논의를 통한 상호침투와 화학적인 반응을 기대한다면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자신을 위임해준 당을 배신하고 자신의 위치를 변동시킬 용기를 갖고 있는 위인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

역사적 경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입장에 기반한 논의가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일 뿐이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정부는 환경단체 등의 요구를 받아 들여 1999년 환경단체와 정부가 각 10인 동수로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하였으나, 14개월간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위원들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고, 합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굴포천·경인운하 역시 문제해결을 위해 건설 찬반에 따라 각 6명, 진행 1인 등 13명으로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였으나, 단 한명의 위원도 입장변화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율스님으로 잘 알려진 경부고속도로 천성산 터널공사 관련 갈등도 2005년 찬반진영으로 환경영향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였으나, 양진영은 상대의 조사결과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위원을 구성해야 한다.
따라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위원구성을 현재와 같이 여야의 입장에 따라 사람을 선택하는 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불가능하다. 논의가 가능하고 합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입장(position)이 아닌 이해관계(interests)를 대변하는 다양한 사람들로 국민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입장은 찬반으로 단순하지만 이해관계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 같은 반대집단 내에서도 이해관계는 다르다.

관련법 개정여부에 따라 손·익이 발생하는 사람이 이해관계자이다.
그렇다면 미디어 법안과 관련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는 누구인가? 가장 손쉬운 선별 기준은 이번 미디어 관련법 개정 여부에 따라 손·익 등 이해관계에 차이가 발생하는 집단이 될 것이다. 이런 손·익은 생산자 차원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유통자 수준에서 발생할 수도 있으며, 소비자 수준에서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미디어의 특성상 미디어의 공공성(공익성)을 감시하는 민·관 조직이 첨가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상임위가 해야 할 일은 이해관계자 집단을 결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는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에서는 논의를 통해 국민위원회에 참여할 적정수의 집단을 결정하면 된다. 사람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이 참여할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위원 선발은 각 이해관계자 집단에 위임하면 된다.
위원의 대표성에 대한 담보없이 논의의 효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원 구성을 문광위가 자의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문광위는 참여집단만을 결정하고, 국민위원회에 보낼 대표의 선출·선발은 해당집단이 알아서 하면 된다.


위와 같은 수고로움이 동반되지 않는 찬·반 입장에 기반한 논의 구조 형성은 처음부터 그 결과를 예고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위원회 구성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만의 하나, 그런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논의구조를 찬반에 따라 구성하는 것이라면 갈등해결을 바라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박태순 갈등의 법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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