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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국책 사업 지역유치에 따른 갈등과 중앙정부의 역할2007.7.2-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작성자 rosa
작성일 2007/07/20
ㆍ조회: 5836  
굴포천 경인운하 건설, 경주 방폐장 유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이천 군부대 이전, 장항 산업단지 개발 등 중앙정부가 국책사업을 지역에 유치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역 주민간에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나, 정부는 해결책은 고사하고 갈등의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사업은 추진 주체에 따라 크게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국책사업과 지자체가 자체비용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지자체 고유사업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국책사업은 고속철도, 댐건설, 원자력 발전 등과 같이 규모가 크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오랜 기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사업으로 인해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부분의 국책사업은 국민 전체의 생활수준 향상과 복리 증진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업의 명분이 확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국책사업으로 인한 편익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다하더라도 이 모든 것이 그 시설을 유치하는 지역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어떤 지역에 국책사업이 들어설 경우, 유치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은 그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과는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선호시설인 경우에는 유치지역에 편익 초과가 발생하는 반면 혐오시설의 경우에는 비용 초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국책사업 유치지역에서 발생하는 편익과 비용의 불일치가 갈등의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지역사회의 이런 불만 혹은 갈등을 ‘국민 전체 혹은 다수의 복리증진이 우선’ 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하였고, 주민들 역시 이런 주장을 대체로 수용하였다. 그 시대에는 공공기관이든 지역주민이든 공익이 사익에 앞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거의 모든 국책사업은 큰 갈등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민주화, 지방화, 정보화, 세계화 등의 영향으로 공공사업에 대한 국민의 참여 의식이 높아지고, 권리 의식이 강해지고, 이해관계에 민감해졌으며, 지자체 역시 자율성과 권한이 확대되면서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 근원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변화는 놀라운 것이어서 중앙정부의 눈치보다 자신들에게 표를 주는 주민의 눈치를 더 살피게 되었다. 국책사업과 관련해서도 해당 지역 주민이 국책사업 유치를 반대하는 경우, 지자체가 중앙정부 편을 들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렇게 기존의 위계와 질서가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생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공공복리 증진을 명분으로 하는 국책사업 유치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지역에서 지역주민이 지자체와 연합하여 국책사업 유치 반대를 주장하고, 때때로 그런 주장을 관철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책사업의 지역유치에 따라 지역내에서 자신의 처지와 조건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이를 근거로 사업 유치에 대한 찬반양론 집단이 형성되고, 집단간에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역 공동체가 균열을 일으키고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해군기지 유치를 둘러싼 제주 도민간의 갈등, 한수원 본사 이전을 둘러싼 동경주와 서경주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국가가 계획하고 추진한 사업이 지역에서 반대에 부딪히거나 지역 내에서 주민간에 찬반양론이 형성되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사업 주체인 중앙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체인 중앙정부는 크게 2가지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권위주의 시대에 해왔던 방식대로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다소 무리가 있다하더라도 원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둘째는 경주 한수원 본사 이전과정에서처럼 지역이 결정되면, 해당 지역 내의 주민간 갈등은 지자체의 일이고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여기고 방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원래 계획을 강제로 추진하는 경우,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연합하여 지속적으로 반대하면서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경우, 지자체는 찬반주민들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자체가 원칙과 기준을 세워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주민간의 갈등은 쉽게 극단화 된다.
이렇게 기존의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하기도 어렵고, 지자체에 위임하기도 어려운 이런 상황에서 국책사업의 지역유치로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 사업 주체는 중앙정부는 어떤 관점과 자세가 요구되는가?
이런 점에서 국책사업의 지역유치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주민간 갈등이라 하더라도 갈등 원인이 국책사업에 의한 것이면 국가가 갈등해결에 책임감을 갖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해당지역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경우에는 추진을 중단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주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는 정부 편을 들기보다 주민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정부의 의지를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다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셋째, 국책사업 유치로 지역 내에 이견이 발생하여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큰 경우, 중앙정부는 사업을 추진을 잠시 보류하고 우선 갈등해결을 위해 조정자로서 나서야 한다. 시설 유치와 관련하여 갈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지자체가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민선출신의 지자체장과 지자체 의회가 찬반 주민의 눈치만 살피는 경우가 많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경우라도 문제해결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럴 경우 중앙정부가 찬성 주민의 편에 서서 갈등을 조장하고 심화시키기보다,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중앙정부로서의 권위와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 사회 내에 공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갈등해결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간 대화를 촉진하고, 주민간 합의를 유도하는 조정자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조정자는 갈등 해결을 위한 과정을 설계하고 과정이 원만하고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돕는 도우미의 역할에 머무를 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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