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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부모 가족 갈등, 줄이거나 없애거나_김미경 (인천광역시 한부모가족지원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06
ㆍ조회: 5779  
한부모 가족 갈등, 줄이거나 없애거나
모ㆍ부자복지법 개정안에 부쳐

김미경  (인천광역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 소장)

필자가 일하는 센터 내담자 중 한부모 가족으로 10여년 동안 살아온 여성이 있다. 여성은 그동안 느꼈던 편견과 서러움을 누구에게 이야기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했다. 여성은 남편의 외도로 어느 날 갑자기 이혼을 당했다. 여성이 두 아이를 양육하게 되었으나 남편은 양육비 지급 등 양육 책임을 1년 감당했다. 그러나 1년 후 양육비 지급을 끊은 남편은 연락도 두절됐다. 여성은 사람들에게 ‘홀어머니’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이혼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았다. 여성은 여전히 한부모임을 숨기며 생활하고 있다. 여성은 이혼 과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하거나 물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 빨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한다. 이혼 초기에는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혼란으로 2~3년은 정신적인 방황을 했다는 여성은 생계와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절박감까지 이중삼중의 심리적 고통에 절망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다른 한 사람은 한부모가 된 지 두 달 된 남성이다. 아내를 유방암으로 보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부모 관련한 기관을 찾다 본인이 일하는 기관을 찾아왔다. 남성은 7살과 6학년인 두 아이의 양육과 가사노동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앉을 시간조차 없어 차라리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고.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온전하게 쉴 수 없는 남성은 한부모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러나 충분하지 못하고 비용 또한 부담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본 기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지만 전문상담기관을 찾기에는 비용이 부담되고 비용과 상관없는 상담을 받으러 기관을 방문할 때도 직장에 눈치가 보인단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달갑지 않은’ 추석을 보내면서 한부모 가족이 겪었을 갈등의 상처들이 적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심란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는 한국사회의 ‘정상’ 가족 형태는 아빠, 엄마, 아이들 구성이다. 아빠나 엄마가 안계시거나 아이가 없는 경우는 대번에 ‘결핍’으로 분류돼 소외를 겪게 된다. 주체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현재 한국에는 120만이 넘는 한부모 가족들이 고통과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러나 법을 통해 해결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한부모 가족의 욕구와 현재 계류 중인 모․부자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내용은 거리가 있다. 계류 중인 모․부자복지법은 심재철 의원 (2006-04-11)과 홍미영 의원 (2007-02-28), 손봉숙 의원 (2007-06-04) 등이 발의했다. 올해 6월 22일에는 정부가 제출한(2007-06-08) 모․부자복지법 일부개정안과 함께 4건 모두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하고 대안을 만들었다. 나흘 후 열린 제268회 임시국회 제3차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받아들여 모․부자복지법 일부개정안(대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채택하기로 의결했다.

대안의 주요내용으로는 ▲제명 ‘한부모가족지원법’ 변경 ▲‘모ㆍ부자가정’ 용어를 ‘한부모 가족’으로 변경 ▲아동 정의를 취학중인 경우 20세 미만에서 22세 미만까지 포함 ▲조모 또는 조부에 의한 18세 미만 아동 양육 포함 ▲취업기회 확대와 관련한 연계 등을 뼈대로 정리했다.  

제명으로 등장한 ‘한부모 가족’이라는 말에서 ‘한’은 순수한 우리말로 하나라는 의미 외에도 큰, 가득한, 온전한 이란 뜻을 담고 있다. 때문에 ‘한부모 가족’이란 내용을 채워간다는 것은 한부모 가족 당사자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나아가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2001년부터 한부모들의 애환과 함께하면서 간절히 소망해온 바람들이 있다. 상상의 나래를 펴서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들을 제안해 보겠다. 한부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갑자기 한부모가 됐다면 한부모로써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다. 아이가 있을 경우는 부모의 양육비 책임공방을 떠나 우선 국가가 확실하게 책임지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부모에 관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무자가 내(한부모 가족) 집(직장)으로 방문해 내게 무엇이 필요하고 긴급한지 서비스 종류를 꼼꼼하게 챙기고 언제부터 어떤 서비스가 가능한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준다. 한부모 당사자는 물론 한부모 자녀에게도 심리․정서적인 상담서비스를 계획하고 관리해 주고 기관을 연결해 준다.

너무 성급한 상상인가. 한부모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상상력이지만 상상에서 끝나지 않도록 관련부처 및 정책담당자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상치 못한 한부모 가족으로의 진입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특히 최초 2~3년은 한부모 이전의 삶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중요한 시간이다. 건강하게 회복되기 위해서는 2~3년 내의 한부모 가족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 이것을 지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서비스전달체계가 법안 개정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건강가정지원법에 따라 운영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가족지원(제35조)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게 돼 지원서비스의 중복과 이용수요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과 효율적인 예산 집행 및 센터의 규모화를 통한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고려할 때 중복되는 또 다른 전달체계의 필요에 대한 문제가 있다. 그러나 한부모 가족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집중적으로 초반 2~3년 서비스를 전담하고 중복되는 구단위의 센터가 아닌 인구비례나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한 더욱 전문적인 한부모 가족관련 전달체계의 운영은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한부모 가족이 겪어야 되는 수많은 갈등이 해결되어 새로운 사회화의 과정을 이해하고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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