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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성공적 갈등조정을 위한 핵심요소가 잘 갖추어져야 갈등은 해결된다. - 이해관계자 참여, 정확한 조정과제, 조정인의 전문적인 조정능력  
작성자 인턴
작성일 2010/08/30
ㆍ조회: 6808  

공공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유럽과 미국 등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문 갈등조정인 양성과 활용 사례, 주요 국책사업 결정 과정에서의 시민참여 제도와 적용 사례, 미국의 대안적 분쟁 해결 및 협력적 문제 해결 제도와 적용 사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갈등 해결을 위해 전문 조정인을 정부가 공인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또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국책사업을 결정할 때 시민이 참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내각은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회가 순차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한 후 최종적인 사업계획을 승인한다. 이 제도를 통해 계획이 확정되고 진행된 주요 국책사업으로는 스키폴공항과 그 주변지역 개발사업, 로테르담항구 개발사업, 남부고속철도 건설사업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대안적 분쟁 해결이 다양한 대안 도출, 저렴한 비용 등의 장점으로 유용성을 인정받아오다 1991년 연방의회에서 법으로 확정됐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분쟁이 발생하면 법적 소송보다 먼저 조정·협상, 중재 등 대안적 분쟁 해결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미국에서 환경오염 피해로 갈등이 발생하는 지역들은 낙후되고 자생적인 해결능력이 없는 곳이 많다. 미국 환경청은 환경오염 치유 과정에서 지역의 자생적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주는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 프로그램을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우스캘리포니아의 소도시 스파르탄버그의 도시재건 프로젝트는 협력적 분쟁 해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인근의 비료공장과 쓰레기매립장에 의한 오염으로 갈등이 발생한 스파르탄버그 주민들은 민간조직인 리제네시스(Regenesis)를 결성하고 환경청이 파트너십을 형성해 암흑의 땅을 비전이 있는 상생의 도시로 재생시켰다. 미 연방정부는 리제네시스 사례에 기반한 협력적 문제 해결 모델을 환경분쟁 해결의 공식적 지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미국 전역에 확산시키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국제공항 제3활주로 증설에 따른 갈등 해결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1998년 오스트리아 정부가 발표한 빈국제공항 확장 마스터플랜을 공항 인근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정부는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빈공항주식회사는 2000년 프라더 박사라는 전문 조정인을 고용해 체계적인 조정 설계와 실행을 요청했다. 프라더 박사는 지역 주민조직, 빈공항주식회사, 빈국제공항이 속해 있는 두 개의 주정부인 빈 주정부와 니더외스터라이히 주정부, 두 주의 환경보호기관, 인근 지자체 등을 모아 준비모임을 결성했다.

또한 1년간 조정포럼 구성을 위한 준비기간을 두고 이해당사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해결해야 할 쟁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그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형성하고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을 얻어내 2001년 3월에 참여한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조정 과정을 시작해도 좋다는 조정협약을 받아냈다.


실제 조정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이루어졌다. 이때 참여한 이해관계자는 9개의 지역 주민조직, 빈공항주식회사, 오스트리아항공, 공항 관제회사, 빈 주정부와 니더외스터라이히 주정부, 두 주의 환경보호기관, 공항 주변에 있는 세 개의 주말농장연합회, 국립공원관리공단, 9개 정당지부, 6개 관련 협회, 15개 인근 지자체 등 50여 그룹에 달했다. 주요 조정과제는 활주로 증설 여부와 주민들이 겪고 있는 소음에 대한 문제 해결로 설정했다.

전문 조정인 프라더 박사는 조정역량을 발휘해 5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해 2005년 6월 빈공항 제3활주로 증설에 대한 합의를 만장일치로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공항 인근 주변지역에 대한 방음창 설치, 신규 활주로에 대한 야간 이착륙 금지, 승객당 20유로센트의 환경기금 조성(75퍼센트는 지역발전에, 25퍼센트는 소음 연구에 쓰기로 함)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재 조정포럼은 ‘대화포럼’이라는 조직으로 전환돼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갈등이 잘 해결되려면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관련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빠지거나 배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핵심 이해관계자는 공공정책 시행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이나 단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의 주민, 지자체, 기업 및 기관, 사업 시행사 및 중앙정부 등이 핵심 이해관계자다. 이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목소리가 크다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둘째, 갈등의 핵심이 되는 문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플래카드에 적힌 내용’이 곧 그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어렵더라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본질적인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셋째, 조정인의 능력이 중요하다. 조정 혹은 합의를 통한 갈등 해결을 목표로 한다면 조정인 혹은 그런 역할을 맡은 공공기관 직원의 조정능력이 갈등 해결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빈국제공항 제3활주로 증설 사례는 이 같은 중요한 요소들이 성공적으로 구성되면서 갈등 해결의 성과를 가져왔다.

갈등 해결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국내외 사례에서 보듯이 조정능력을 제대로 갖춘 조정인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야 할 의제를 정확히 설정해 치밀하고 끈기 있게 논의를 진행한다면 어떤 갈등도 해결할 수 있다.


글·박태순(한국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위클리 공감에 게재
http://gonggam.korea.kr/gonggamWeb/branch.do?act=detailView&dataId=148698072&sectionId=gg_sec_21&type=news&flComment=1&flReply=0&curr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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