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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삼척에서 물러나는 것이 박근혜 정부가 살 길이다.  
작성자 rosa
작성일 2014/12/12
ㆍ조회: 7403  
삼척에서 물러나는 것이 박근혜 정부가 살 길이다.

핵발전소 부지 유치 신청에 대한 찬반의사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투표에 참여한 삼척 시민 중 84.97%가 반대표를 행사했다. 전체 유권자의 70%(4만 2488명) 가까이 되는 주민이 투표인명부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들 가운데 68%(2만 8868명)가 투표에 참여하여 시민 대다수가 원전 유치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지자체선거에서 ‘원전유치 철회’를 제1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된 현 시장이 전임 시장이 신청한 원자력발전소 부지 신청의 철회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주민투표로 묻는 것이어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요청에 대해 헌법기관인 선거권리위원회는 원자력 발전소 유치 신청을 철회하는 것은 자자체 고유 권한이 아니라 국가의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주민투표 관리 임무 수행을 거부한 상태에서, 주민이 자율적으로 치룬 투표였다.

2003년 7월 부안주민운동이 일어나고, 정부와 치열한 공방을 하는 가운데 2004년 2월 주민이 자율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압도적인 표차로 방폐장 유치 철회를 했던 사건을 연상케 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2004년 당시에는 주민투표법이 발효되기 이전이었다는 점 정도이다.

참여 정부는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부심하다가, 주민투표 자체의 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었으나, 방폐장 유치신청 지역에서 부안을 제외함으로써 부안의 민심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법과 원칙, 국가의 권위를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삼척 주민의 결정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관심과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전 시장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유치신청을 한 사안에 대해 현 시장이 주민을 동원하여 불법적으로 의사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법치를 무시하고 국가의 권위에 상처를 입힌 사안으로 인식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국가의 권위를 살리고, 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 설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정부가 주민의 뜻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는 경우, 지역주민이 국가를 상대로 집단적 저항에 나설 것이고, 충돌은 불가피하다. 안면도, 부안, 제주, 밀양에서 봤던 주민 항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자신들의 힘을 낙관할지 모르나, 이런 충돌은 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고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다.

국가가 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거대한 집단이라 해도, 주민투표를 통해 내적 정당성을 획득한 지역주민의 저항을 꺾을 수는 없다. 지자체장과 주민의 뜻이 달랐던 부안과도 다르다. 삼척의 경우, 지자체, 지역의회, 지역주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있다.

박근혜 정부는 더 이상 삼척에 미련을 갖지 말고 삼척에서 물러서야 한다. 그게 그나마 국가의 위신을 더 이상 구기지 않는 길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와 지역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지역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가우선주의를 앞세워 국가가 자기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실현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지역주민의 동의에 기반을 두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지역이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되었고,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삶을 유지해가는 살아있는 장소이다. 국가가 필요하면 허락도 없이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는 빈 공간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삼척 주민투표를 통해 이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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