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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공공갈등의 관리와 거버넌스 패러다임_ 이형용 민관협력포럼 공동대표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7/12/06
ㆍ조회: 5897  
                   공공갈등의 관리와 거버넌스 패러다임

   이형용(민관협력포럼 공동대표 / 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 상임이사)

 "일 안하고 노는 공무원들을 싹싹 쓸어버리겠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한 이름 없는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민은 선, 관은 악’이라는 편견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인들이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 조직개편과 함께 ‘공무원 때리기’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4년 전 민관협력포럼 창립식 자료집에 모아 놓은 회원들의 바람글에 쓴, 부처 내에서 유능하다고 인정받고 있는 한 젊은 사무관의 하소연이다.

한국의 사회 갈등, 특히 공공갈등의 이면에는 이른 바 민과 관, 관과 민 사이에 뿌리깊은 불신과 애증의 관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근래 발생한 대표적 공공갈등 사례의 하나로 민란을 방불케 했던 부안 방폐장 사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문제는 갈등이 있다는 사실 자체라기보다 ‘거의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갈등,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라고 하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엄중한 현실은 그리 한가롭지 않다. 날로 다원화하고 글로벌화하는 시대 상황은 이를테면 새만금이나 방폐장 사태 같은 대립과 갈등의 반복을 관용치 않는다. 오늘날 지체는 속절없는 퇴보를 의미하고 나아가 역사의 낙오를 초래하는 것이 되었다. 

갈등, 격심한 대립과 갈등은 대개 특정 집단이나 세력의 독단과 독선, 일방 독주에서 비롯하거나 그로인해 증폭되기 일쑤인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시대는 우리에게 국가사회 공동체 운영에서 파트너십과 거버넌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캠페인 일환으로 민관협력포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경계를 넘어 창조적 협력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2007 민관협력우수사례 공모대회」를 개최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거버넌스'를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도약하기 위한 사회 의제로 공식 제기하는 캠페인이었다.

판을 벌여 놓고 내부에서 우려도 없지 않았다. 공직 사회 저변으로 가면 아직 거버넌스라는 말조차 낯설어한다. 심지어 지자체는 몹시 번거롭고 귀찮아하는 분위기조차 없지 않은 한편, 특히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관성적인 거부감 내지 남의 옷 같아 하는 불편함 역시 여전해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첫 대회치고 기대 이상의 응모가 들어왔다. 더구나 시민사회단체 분야와 지방자치단체 분야가 응모 건수 면에서 전체 6개 분야 중 으뜸과 버금의 자리를 차지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공모대회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은 시화호시민연대회의의 ‘국책사업 갈등극복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과 사회적 합의’사례는 대형 국책사업, 개발 사업의 일방적 추진, 유치에 따른 공공갈등의 문제가 빈번히 큰 이슈가 되고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 눈에 띄었다.

'시화호'하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실패한 국책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악취가 진동하는 죽음의 호수, 극심한 집단 갈등과 격렬한 데모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 죽음의 호수가 거버넌스 모델형 접근을 통해 새롭게 살아나고 있습니다. 화성, 안산, 시흥 등 시화호 주변 지역의 11개 시민단체들이 시화호시민연대회의를 결성한 뒤 정부와 본격 협의에 나서, 건교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들, 지자체들, 지방의회들, 수자원 공사 등 관련 공기업 그리고 지역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을 원칙으로 하는 ‘시화호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2004년 1월부터 매달 두 차례씩 정부 관계자, 환경 전문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년여가 흐르자 가시적 성과가 하나 둘씩 나타났다. 악취로 접근조차 어려웠던 공단 주변 하천이 맑은 하천으로 탈바꿈했고 반월공단 주변 공기오염도 크게 개선됐다. 연대회의의 임 아무개 사무국장은 “당시 ‘정부와 야합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숱하게 들었지만 결국엔 지역 주민들도 우리의 진심을 이해하고 적극 돕고 나섰다”고 말한다.

시화호 사례는 갈등의 생산적 관리에서 거버넌스 패러다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적실한 사례다. 갈등 (요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관계자의 이해 상충 요인과 가능성도 역시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무엇보다 관련자들의 존재를 인정한 기초 위에서 상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해결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 설사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이 더 드는 듯해도 결국에는 훨씬 더 생산적이며 나아가 미래의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까지 담보한다는 의미에서 훨씬 창조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공모대회에서는 이 밖에도 SK텔레콤이 중앙 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 시민단체들과 협력하여 사회적 기업의 선구적인 모범을 창출한 '결식 이웃 지원 도시락 급식 사업'이 있었다. 교보생명이 실업극복국민재단과 노등부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저소득층 의료서비스 개선과 사회 일자리 질 제고에 기여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 운영'도 있었다. 두 사례처럼 큰 상을 주어 손색없는 민․관․기업간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협력 사례들이 많이 제출되어 우리 사회 앞날을 밝게 해 주었다. 민관협력포럼에서는 이들 우수사례들을 책으로 엮어 올 가을 중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현장의 사례들이 웅변하는 거버넌스 패러다임의 의의와 그것이 우리 사회의 앞길에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첫째, 모든 공공 갈등, 갈등 관리에서 당사자들의 ‘참여와 자율 조정의 원칙’을 앞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거버넌스 모델은 결국 사회 각 부문에 내재한 역량의 통합적 발현을 통해 사회발전역량의 시너지적 구현을 가능하게 해서 글로벌 시대에 선진화 도약을 견인할 수 있다. 셋째, 거버넌스는 민주주의를 심화하고 진화시키는 현실적 경로다. 거버넌스 모델은 각각의 일상 현장과 사회적 의사결정을 통합하는 민주주의의 고도화 모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거버넌스는 운동'이라고, 혁명 이상의 조용한 혁명이라고까지 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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