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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사립학교법 재개정 소감 - 성 낙 돈 / 덕성여자대학교 교수, 전 교육대학원장ㆍ부총장 2007.7.16  
작성자 rosa
작성일 2007/07/20
ㆍ조회: 5330  
국회 268회 임시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일, 사립학교법이 다시 개정되었다. 이로써 개정된지 1년 반만에 사립학교법은 또 다시 개정되었고,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갈등은 끊이지 않은 채 새로운 양상을 띄게 되었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전국교수노조연합, 문화연대, 전국YMCA연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등의 교육민주화단체, 시민단체들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립재단과 종교계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요구에 밀려 대다수 국민들의 열망을 저버리고 국민적 합의 과정 없이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강행 처리하는 것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표시하였다. 이들은 그간 참여정부의 그나마 유일했던 개혁입법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후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2005년 사립학교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이 채 꽃피우기도 전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개정 사립학교법을 폐기처분하는 야합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사립학교의 부패와 전횡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바로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회에서 추천한 이사들이 들어갈 수 있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과 이사장 겸직 금지, 이사장 친인척 학교장 임명 금지 등’이었으나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으로 제어 장치 없는 사학 비리의 중심에 학생들이 다시 내몰리게 되었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사학 민주화를 염원하는 단체들과 연대하여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결국, 이번의 사립학교법 개정도 이미 재개정 요구에 직면함으로써 사립학교법은 다시 갈등을 해결하기 보다는 또 다른 갈등의 원천이 될 여지를 안게 되었다.
2005년 12월 9일 개정된 사립학교법의 배경에는 사학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여야만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절박한 공감대가 있었다. 당시 사립학교법 개정 취지는 대다수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고, 이러한 사정으로 17대 국회의 4대 개혁입법의 하나로 일컬어지기도 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을 이기며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 때 개정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학교법인 이사 정수 4분의 1 이상을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선임하고, 이사장은 총ㆍ학장뿐 아니라 다른 학교법인 이사장 또는 사립학교 총ㆍ학장의 겸직을 금지하며, 이사장 친ㆍ인척이 총ㆍ학장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며, 학교 예산은 총ㆍ학장이 편성하되 대학평의원회의 자문을 거친 후 이사회의 심의ㆍ의결로 확정하고 총ㆍ학장이 집행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2005년의 사립학교법 개정마저도,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학 개혁을 위하여 입법 노력을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한 것이었으나, 다만 교사, 교수, 학생, 직원, 학부모 등 교육주체가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정도로 평가되던 것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정도의 사립학교법에 대하여 충분한 시행 시기를 거쳐 그 결과를 판단하기도 전에 또 다시 개정을 시도한 것은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 제고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반하는 실망스런 사태임이 분명하다.
큰 틀에서 보면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은 1990년의 사립학교법 개정 이전으로 돌아가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사장의 타법인 이사장 겸직 금지라든가 이사장 직계 존ㆍ비속의 학교장 임명 제한 등은 1990년 이전의 법에 포함되었던 내용들이다. 물론 학교장의 교원 임면권은 회복되지 않았다. 1990년 사립학교법 개악 이후 법을 악용한 일부 사학들의 비리가 난무했고, 사립 교육주체들의 교육권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재개정 요구는 지속되었고 그 결과 15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최소한의 개정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사학의 공공성은 교육과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교수들의 교육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은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이다. 또한 초ㆍ중등학교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학의 경우 납세자인 국민의 등록금이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공성은 국가적 영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비 국가적 영역인 언론이나 사학에 의한 교육 등에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명한 이치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법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그 오랜 세월이 걸린 까닭은 ‘사학=사유재산’을 신봉하는 세력들의 거센 저항 때문이었다.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하여, 이 법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립학교개방형 이사제가 도입되면 특정 교원단체가 사립학교를 접수하여 사립학교의 건학 이념이 훼손되고 종교의 자유가 침해된다”, "정부여당 사학법! 전교조에게 모든 것을 내주자는 것! 전교조에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등의 감정적, 선동적 대응을 서슴치 않았다. 이 측을 대표하는 종교 단체의 지도자들과 이 단체 출신의 국회의원들은 삭발 투쟁으로 반대 입장을 극한적으로 표시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 사립학교법이 시행되고 난 후에도, 전국의 수 백명 개방형 이사 중 특정 교원단체의 조합원은 단 한명도 없었고, 사립재단의 비리도 현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었으며, 개방형 이사 또한 사립학교의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 중에서 추천을 하게 되어 있어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볼 근거가 어디에도 없었다.
이번에 이루어진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합의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는 사학을 둘러싼 정치권에서의 장기적 대결 구도를 종식시켜 더 이상의 갈등을 예방했다는 점에서 당장의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같은 갈등의 해소가 임시적인 것이고 잠재적으로는 보다 큰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여지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면이 더 크다 하겠다. 정치권에서의 합의와는 달리, 오랜 시간 동안 사학의 부패 상황을 현장에서 목격했던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주체들은 17대 국회가 가장 큰 박수를 받으며 통과시킨 사립학교법이 채 시행되어 보지도 못한 시점에서 훼손되고, 그 이전 단계로 원점 회귀되는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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